개기일식
Seoul/2022/11.8
지구의 그림자가 붉은 달을 가리고, 그 달은 다시 천왕성을 가렸다. 2022년 11월 8일 우리 가을밤 하늘에서 관측된 진귀한 밤하늘 쇼다.
한국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저녁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과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이 다시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 현상이 동시에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지난해 5월 26일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이번 월식은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부분일식부터 관측할 수 있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장 깊게 들어가는 '최대식' 시각은 오후 7시 59분쯤이었는데,, 이때 달의 고도가 약 29도로 동쪽에 시야가 트여 있는 곳에서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
달과 같이 가까이 있는 천체의 뒷면에 멀리 있는 천체가 위치해 가려지는 현상을 '엄폐'라고 부르는데, 이번 개기월식에는 천왕성이 오후 8시 23분 달 뒤로 숨었다가 9시 26분 다시 나타닜다. 최대식에 이르렀을 때 맨눈으로 관측 가능한 개기월식과 달리 천왕성 엄폐 현상은 쌍안경·망원경 등을 이용해야 했다.
이처럼 두 천문현상이 함께 일어나는 다음 시기는 76년 후인 2098년 10월 10일(개기월식)과 114년 뒤인 2136년 3월 18일(부분월식)로 예상되고 있지만, 두 차례 모두 한국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학계에서는 향후 200년 안에 한국에서 두 천문현상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기월식이 일이 나면 달은 붉은색으로 물들기 때문에 ‘블러드 문’이라고도 부릅니다. 지구 그림자의 어두운 부분이 달 표면으로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 때문입니다.
이는 빛의 파장보다 훨씬 더 작은 분자나 입자들에 의한 산란을 말하는데요. 지구의 대기로 들어오는 햇빛은 여러 가스 및 물방울, 먼지 등의 입자에 부딪치며 흩어지게 됩니다. 이때 보라색이나 파란색처럼 파장이 짧은 빛은 산란이 되는 반면에 적색 및 오렌지색처럼 긴 파장의 빛은 달의 표면까지 도달해 구부러지거나 굴절되며 붉은빛을 띠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번 개기월식은 얼마나 붉고 선명하게 보일까요? 개기월식 때 달이 얼마나 잘 관측되는지에 대한 정도를 나눠놓은 ‘댄존 등급(Danjon Scal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랑스 천문학자 루이스 댄존이 달이 보이는 정도를 0~4까지 등급화해 놓은 지표입니다.
댄존 등급은 지구의 대기 상태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구상에 화산활동이 일어난 뒤에 일어난 개기월식에서 달은 매우 어둡게 관측되곤 했습니다. 대기 중의 먼지나 습도 등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댄존 등급에서 0등급은 가장 어두운 단계입니다. 1등급은 달이 회갈색 빛으로 보이며 달의 세부 구조를 파악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2등급은 진한 붉은색으로 보이며 바깥 테두리가 밝아집니다. 3등급은 붉은빛의 달로써 테두리가 밝은 황색으로 빛납니다. 4등급은 달이 오렌지색으로 보이며 테두리가 푸르스름한 빛을 띱니다.
포항시남구 송도해수욕장
2022/11.8
8일 오후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현상이 관측됐다. 오후 6시 8분 부분월식을 시작으로 7시 16분에는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현상이 일어났다.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서 촬영한 부분월식과 개기일식의 모습을 시간순으로 담았다. 오후 5시 40분 온전한 보름달을 시작으로 6시 13분, 41분, 7시 1분의 부분 일식과 7시 18분에 완전히 가려진 붉은 달의 모습이다. 개기월식이 발생한 달은 눈으로는 어둡게 관측됐으며, 이해를 도우려고 실제 보이는 것보다 약간 밝게 촬영했다. 이날 개기월식은 7시 59분에 ‘최대식’이 관측됐고, 8시 41분에 개기월식이 끝났다. 이후 달이 지구 그림자에서 빠져나오는 부분월식이 10시 57분까지 이어졌다. /이용선 기자 photokid@kbmaeil.com
즐감하셨나요!
저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지인이 보내주신 사진 보면서 소원을 빌었습니다.
붉게 변한 달을 보니 신비한 힘이 느껴지네요!